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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로 먹던 노루궁뎅이버섯이 어쩌다 노트로픽이 됐을까?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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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서 마주친 지인의 한마디에서 시작된 검색

    [목차]
    1. 밥상에 있던 버섯이 맞다
    2. 사자 갈기라는 영문 이름
    3. 실험실에서 시작된 이야기
    4. 사람 대상 연구는 어디쯤인가
    5. 그릇과 캡슐 사이에서

    김장거리를 보러 시장에 들렀다가 아는 형님을 만났다. 요즘 노루궁뎅이버섯 가루를 타 먹는다길래 웬일이냐 했더니, 머리 쓰는 데 도움이 된다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물로만 알던 버섯이 왜 그런 소리를 듣나 싶어 집에 와서 찾아봤다. 검색 결과는 온통 영문 이름이었다.

    1. 밥상에 있던 버섯이 맞다
    노루궁뎅이버섯은 낯선 수입 재료가 아니다. 예전부터 나물처럼 무쳐 먹거나 말려서 약재로 쓰던 버섯이다. 결이 부드러워 고기 대신 볶아 내기도 한다. 그러니 요즘 유행이라기보다, 원래 있던 걸 다른 이름으로 다시 만난 쪽에 가깝다.

    2. 사자 갈기라는 영문 이름
    바깥에서는 라이언스메인이라 부른다. 갓 아래로 늘어진 흰 침이 사자 갈기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학명은 헤리시움 에리나세우스. 같은 버섯인데 우리 이름은 노루 궁둥이, 영어 이름은 사자 갈기라는 게 재밌다. 보는 각도가 다르면 이름도 이렇게 갈린다.

    3. 실험실에서 시작된 이야기
    이 버섯이 뇌 얘기에 얹히게 된 출발점은 세포 단위 실험이다. 버섯 안에 든 특정 성분들이 신경 성장에 관여하는 인자의 생성을 자극하더라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관심이 붙었다. 여기에 동물 실험이 더해지며 이야기가 커졌다. 다만 접시 위와 사람 몸은 다른 무대라는 사실은 늘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4. 사람 대상 연구는 어디쯤인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도 몇 건 있긴 하다. 기억이나 처리 속도 같은 항목을 본 연구들인데, 참여 인원이 적고 기간도 짧은 편이다. 어떤 항목에서는 차이가 보였고 어떤 항목에서는 차이가 잡히지 않았다. 아직 초기 단계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 궁금해서 손이 가는 마음이야 알겠지만, 결론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자리에 있다. 이런 이름을 만나면 여러분은 바로 사보는 편인가?

    5. 그릇과 캡슐 사이에서
    캡슐이나 가루 형태가 흔하지만, 원물로 사서 요리에 넣는 길도 여전히 열려 있다. 자실체인지 균사체인지 표기가 다르고 그에 따라 들어 있는 성분도 갈린다니 라벨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버섯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라면 처음부터 조심하는 편이 낫다.

    시장에서 마주쳤던 그 형님을 몇 달 뒤 다시 봤다. 가루는 어느새 그만뒀다며, 그냥 볶아 먹는 게 낫더라고 웃었다. 옆에 있던 형수님도 값은 그쪽이 훨씬 싸다고 거들었다. 두 사람 말이 며칠 머릿속에 남았다. 그래서 이번 주 장 보러 갈 때 마른 노루궁뎅이버섯을 한 봉 담아 올 생각이다. 들기름에 볶아 밥상에 먼저 올려 보고, 캡슐 쪽은 그 뒤에 따져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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